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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향

오디오 케이블 수리(납땜)


  그동안 계속 벼르고 있던 작업을 했다. 교회에서 여기저기 방치되어 있는 오디오 케이블을 모아봤다. 교회 규모에 비해서 꽤 많은 케이블이 나왔다. 찬양단에게 물어보니 대부분이 고장난 케이블이라고 하더라. 집으로 가져와 고쳐보기로 하고 들고와 작업을 시작했다.

  1. 테스터기를 통해 케이블 단락 여부 확인
  2. 케이블 양 끝의 단자를 열어 육안으로 납땜 상태 확인
  3. 불량 케이블은 모두 모아서 다시 납땜
  4. 납땜 작업한 케이블 정상 작동 여부 확인

  일단 작업할 양도 많았지만 처음 하는 오디오 케이블 수리였기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다 끝내고 나니 새벽 3시가 넘어 있었다. 그래도 모든 케이블을 살려냈다. 전체적으로 케이블 상태는 괜찮았다. 다만 단자 부분에서 납땜이 엉성하게 되거나, 힘을 많이 받는 그라운드 부분이 떨어져 나간 경우가 많았다. 겉으로 만져봤을 때 매끈하지 못하고 울룩불룩해 보이는 (쉴드선이 많이 망가진 것 같은) 케이블 몇 개를 빼고는 모두 수리했다. 이 많은 케이블을 다 납땜하다보니 요령이 생기더라. 아래 간단한 설명과 함께 이어지는 사진을 보면 이해가 잘 될 것이다.

  • 피복을 벗기고 그물처럼 되어 있는 쉴드선을 풀어줄 때는 뾰족한 핀 같은 것으로 쓱쓱 밀어주면 쉽게 된다.
  • 가운데 2가닥의 핫, 콜드 선은 너무 얇기 때문에 쉴드선이 힘을 받도록 해준다(쉴드선을 더 짧게 잘라준다).
  • 쉴드선은 한 가닥으로 꼬아준 뒤에 땜납으로 살짝 코팅을 해주면 좋다.
  • 캐논단자의 1번은 쉴드(-), 2번은 핫(주로 빨간 선), 3번은 콜드(주로 흰색 선)를 이어주면 된다.
  • 캐논단자를 언밸런스 단자와 이어줄때는 콜드와 그라운드를 이어준다.
  • 언밸런스 단자의 뾰족한 끝 부분은 핫, 케이블쪽은 그라운드를 납땜한다.
  • 캐논단자에서 콜드와 그라운드를 브릿지 하지 않고 반대편 언밸런스 단자에서 그라운드 연결부에 콜드선까지 한꺼번에 납땜해주면 편하다.

 

   그리고 나중에는 평소 필요로 했던 다양한 케이블을 자작하는 단계까지 되었다. 나는 3.5파이 단자(일반 이어폰 단자)와 캐논(수) 단자를 연결해보았다. 스마트폰의 음원을 마이크 입력단에 꽂아 재생하기 위함이었다. 여기서 몇 가지 주의사항이 있는데 꽤 중요한 내용이니 아래에 따로 적어보기로 한다.

  • 일반 이어폰의 3.5단자와 연결 시, 55잭처럼 납땜을 하면 안 된다.
  • 3.5는 TRS가 각각 좌, 우, 접지 역할을 하고 / 55는 TRS가 각각 핫, 콜드, 접지 역할을 한다.
  • 스테레오 단자와 캐논 단자를 연결 시, Tip과 Ring 부분을 한꺼번에 hot으로 납땜해줘야 한다. 그리고 Sleeve는 그라운드와 연결한다. 캐논단자에서는 콜드와 그라운드를 브릿지해준다.

 

  내 기억력을 기준으로 한다면, 이렇게 적어놓은 글은 나중에 읽어도 무슨 말인지 못 알아들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약간의 부연설명을 적어본다.


  오디오 케이블 커넥터는 밸런스(Balanced) 방식과 언밸런스(Unbalanced) 방식으로 구분한다. 밸런스는 hot, cold, ground의 세 가닥으로 이루어져 있다. 핫, 콜드 모두 오디오 신호를 전송한다. 다만 콜드는 역상으로 신호를 전송한다. 최종 단계에서는 콜드 신호를 원래대로 뒤집어 합친다. 이 때 외부 노이즈는 상쇄된다. 그라운드는 말 그대로 접지 역할을 한다. 반면 언밸런스는 콜드선이 없고 그냥 hot(+)과 ground(-)만 있다. 때문에 밸런스 방식인 캐논잭과 언밸런스 방식인 55잭(2극)을 연결할 때는 캐논잭에서 cold와 ground를 브릿지시켜줘야 한다.

  캐논잭 납땜을 위해 안쪽을 살펴보면 1, 2, 3번이라고 적혀있다. 대부분은 1번이 ground, 2번이 hot, 3번이 cold이다. 정확한 것은 기기의 설명서를 꼭 확인해봐야 한다. 어떤 나라의 제품들은 다르게 연결한다고 들었다.

  55잭이나 3.5파이 이어폰잭 같은 커넥터를 살펴보면 중간에 절연띠 같은 것으로 나뉘어져 있다. 실제로 절연띠이다. 끝의 뾰족한 부분부터 차례대로 Tip, Ring, Sleeve라고 부른다. 슬리브는 케이블과 가장 가까운 부분이다. 55잭(3극)에서 TRS는 각각 T=hot(캐논잭의 2번), R=cold(캐논잭의 3번), S=ground(캐논잭의 1번) 역할을 한다. 이 또한 밸런스 방식이다. 반면 우리가 일반적으로 쓰는 3.5파이 이어폰잭(3극)은 언밸런스 방식이다. 겉보기엔 55잭 3극과 모양이 같지만 역할은 완전히 다르다. 3.5파이 커넥터의 TRS는 각각 T=좌(stereo), R=우(stereo), S=접지(-) 역할을 한다. 따라서 캐논잭이나 55잭(3극)과 연결할 때 hot 선을 3.5파이의 T와 R 한꺼번에 납땜해주어야 한다.


 

수리가 완료된 케이블 다발. 양이 꽤 많다.

 

커넥터가 정면에 보이는 수만큼 사진 반대편에 더 있다.

 

쉴드선이 더 힘을 많이 받도록 납땜해준다.

 

3.5파이 3극 단자와 캐논(수) 단자를 연결한 케이블